Yes or No Ques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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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할 일은 많은데, 침대에서 나오지 못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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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이 무너졌다는 걸 알고도, 다시 시작할 엄두가 안 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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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한 내가 싫은데, 그 무기력에서 벗어날 힘조차 없던 적 있나요?
📢 이 글을 읽기 전 작가의 한마디
처음엔 잠시 쉬는 것뿐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느새 그 자리에 오래 머무는 자신을 발견한 적 있나요?
이 글은 의욕이 없어서가 아니라, 움직일 힘이 없어서 멈춰버린 당신을 위한 이야기예요.
그리고 믿기 어려울 수 있지만, 그리스 신화 속에도 그런 사람이 있었어요.
그는 결국 불멸의 잠에 들었고, 신도 그를 건드릴 수 없었어요.
그 이름은 엔듀미온입니다.
그는 아마 지금의 당신과 조금 닮아 있을지도 몰라요.
🏛 누워있었을 뿐인데, 전설이 된 남자
신화 속 엔듀미온은 아름답고 고요한 청년이었어요.
젋고 빼어난 외모를 지닌 그는 목동이자 천문학자, 혹은 왕으로 묘사되기도 해요.
그런 그는 어느 날 갑자기 세상과의 모든 접촉을 끊고 영원히 잠들길 원했죠.
고통도, 욕망도, 책임도 없는 상태 - 그저 고요한 쉼을 바란 거에요.
그 마음을 알게 달의 여신 셀레네는 간절한 바람에 응답하듯 ‘영원한 잠’을 선물했어요.
그는 깨어날 수 없지만 늙지도 않는 채로 시간 바깥에 존재하게 됐고, 셀레네는 매일 밤 잠든 그를 찾아와 바라보며 조용히 사랑을 속삭였습니다.
그는 더 이상 어떤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침묵은 오히려 영원한 존재를 상징하게 됐어요.
결국 그는 신화 속에서 그는 ’존재만으로도 사랑받는 인물’로 남게 되었습니다.
🪞 그 감정, 우리도 똑같이 느끼고 있어요
엔듀미온의 이야기는 언뜻 보면 로맨틱해요.
하지만 자세히 보면, 이건 심각한 탈진 상태예요.
지금 우리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지 않나요?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싶어." "누워 있는 게 제일 편해." "생각은 많은데, 몸이 안 따라." "왜 이렇게 피곤하지…?"
이건 게으름이 아니에요.
움직이고 싶어도 움직일 수 없는 감정, 심리적 회로가 끊긴 상태, 그게 바로 무기력이에요.
엔듀미온도, 그렇게 스스로를 ‘잠’이라는 방식으로 속인 거에요.
하지만 그는 신화 속 인물, 우리는 현실을 살아가야 하죠.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감정으로부터 다시 ‘기상’할 수 있을까요?
🔎 쉬어가는 마음에도 이유가 있어요
무기력은 때때로, 나를 무너뜨리는 감정이 아니라 나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한 감정입니다.
‘지금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라는 마음은, 사실 ‘이만큼 견뎠다’는 마음의 비명일 수도 있어요.
그걸 알아차리는 순간, 우리는 다시 나를 살리는 선택을 시작할 수 있어요.
무리하지 않는 걸음, ‘나만의 회복 스케줄’로요.
무기력은 나를 멈추게 하지만, 동시에 나를 돌아보게 해줘요.
새로운 움직임을 위한 숨 고르기일지도 모릅니다.
🌱 우리는 이 감정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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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하루 중 가장 덜 힘들었던 순간 떠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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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알람을 미루고 5분 더 누워 있었던 그 시간이 오히려 위안이 됐어”
- 2
‘갑자기 일어나야 해’ 대신 ‘조금씩 움직여볼까?’라고 바꿔 말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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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왜 아직도 누워 있지?” 대신 “일어나서 창문만 열어볼까?”
- 3
작은 루틴 하나 실천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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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머리맡에 준비해둔 물 한 잔 마시기
이처럼 아주 작고 사소한 루틴부터 시작하는 것이 무기력에서 벗어나는 좋은 첫걸음이 될 수 있어요 :)
💌 멈춤도 회복의 일부니까요
다시 움직일 당신에게,
당신의 무기력은 나약해서가 아니라, 지켜내기 위해 멈췄던 용기였을지도 몰라요.
꼭 오늘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언제든 다시 기지개를 켜고 싶은 순간, 당신은 충분히 다시 시작할 수 있어요.
가만히 있는 그 모습조차, 이미 회복의 일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