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사랑하는 게 왜 저주였을까?

"나를 사랑해"라는 말, 요즘 자주 들리죠?

셀프케어, 나를 위한 소비, 스스로를 아끼자는 메시지.

요즘 세상은 ‘나 자신을 사랑하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유명한 고대 그리스 청년 나르키소스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다가 죽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나르키소스는 미소년이었습니다.

누구보다 아름다웠고, 모두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죠.

하지만 문제는, 그는 자신을 사랑해버렸다는 것.

그는 어느 날 연못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고 깊은 사랑에 빠집니다.

그리고 그 연못을 떠나지 못한 채, 결국 물속에 빠져 죽고 맙니다.

우리는 이렇게 묻고 싶어집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한 게, 뭐가 그렇게 큰 죄였을까?’ ‘

요즘은 나를 사랑하라고 하는데, 나르키소스는 왜 벌을 받았을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나르키소스가 사랑한 건 ‘자기 자신’이 아니라 ‘자기 이미지’였다는 점입니다.

그는 진짜 자기 마음, 자기 삶, 자기 본질을 들여다본 게 아니라, 그저 겉모습에 빠졌습니다.

그는 자신을 이해하지 않았고, 돌보지도 않았으며, 공감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보이는 모습에 도취됐을 뿐이죠.

그렇다면 진짜 ‘나 자신 사랑하기’란 뭘까요?

진짜 자기애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예쁘지 않아도, 완벽하지 않아도,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떤 것을 두려워하며,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스스로에게 묻는 것.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그대로 안아주는 것.

나르키소스는 자신의 그림자, 불안, 상처, 고통은 보지 않았습니다.

그건 결코 자기 자신을 사랑한 게 아니었습니다.

나르키소스가 사라진 자리. 그 연못가에 피어난 건 한 송이 수선화였습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 꽃은 나르키소스가 남긴 마지막 모습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다르게 생각해봅니다. 그 수선화는 ‘끝’이 아니라 ‘시작’일지도 모른다고요. 고개를 약간 숙인 채 피어나는 수선화는 마치 묻고 있는 듯합니다.

“지금 너는, 진짜 너를 보고 있니?”

수선화는 자기 자신을 향한 시선이

겉모습에서 내면으로,

도취에서 이해로,

고립에서 관계로

바뀌는 전환의 상징입니다.

그리고 그 꽃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안에도 조용히 피어나고 있는 중일지 모릅니다.